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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5 케냐 방문 감상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나는 꿈을 꾸리"

작성자 :
주명진
등록일 :
2015-04-14 09:58
조회수 :
1,410

케냐방문 감상담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나는 꿈을 꾸리


 

 

주명진

(영광교구 법성교당여성회)

 

 2013년 프랑스에서 입양아와 그들의 가족과 함께하는 만남을 하던 중 2014년에는 한울안운동에서 케냐와 탄자니아로 봉사를 간다고 해서 일 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여행 일정을 알게 되어 하고 있는 일들을 조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나는 광주와 전남 지역의 여러 도서관과 유치원 그리고 학교에서 그림책과 동화 구연 및 독서프로그램을 교육하는 강사이다. 열흘의 비워지는 시간표를 채우느라 무척 바쁘고 복잡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이해와 부러움 그리고 또 다른 여러 가지 걱정의 말을 들으며 출발 준비를 하게 되었다. 제일 먼저 아프리카에서 만날 아이들과 어떤 놀이를 할까 고민했다. 무슨 책을 들려주고 어떤 활동을 하면 함께 소통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이런 시간에 공감하여 감동받을 수 있을까? 내가 하려는 것이 혹여 다른 이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으로 가방을 쌓다 풀었다 하며 처음 소풍을 가는 아이의 기대와 떨림을 느꼈다. 나름 많은 곳을 돌아보았지만 처음으로 떠나는 아프리카는 내게 열병 같은 뜨거움을 느끼게 했다. 자연의 위대함은 항상 나를 거부해서 작은 벌레조차 나를 용서하지 않아 물리고 다치고 하니 그로 인한 불안감에 온갖 모기약과 비상약을 챙겨야 했다. 음식도 열악한 곳 일거라 생각하고 챙기고 챙겨 넣었는데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마음을 갖고 함께 하는 이들과의 움직임은 뜨거운 열정으로 똘똘똘 묶여 있었다.

 새벽 찬바람이 맞아주는 케냐의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 찬란한 일출을 보며 다시 우리들의 일정에 가슴가득 감동이 밀려와 모두가 환호를 보냈다. 비포장길의 먼지 속을 몇 시간 달려 도착한 아주 아주 소박하고 정말 정말 아름다운 작지만 품어주고 싶은 키툴리니 기술학교! 얼마나 많은 이들의 수고로움이 있었을까. 이렇게 불편한 길을 오가며 저 작은 몸으로 이리 큰 일을 이뤄 내기 위해 땀 흘리고 뛰어다녔을 한제은 교무님의 모습이 그려지는 순간 가슴 저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뜨거움에 울컥 목이 메이고 눈물까지 나왔다. 꾹 참아내며 사진기로 눈을 가릴 수 있었다.

 재봉실과 컴퓨터 교실을 둘러보는 상사님과 케냐대사 그리고 그들의 많은 손님을 맞이하며 준공식을 하는 동안 아이들과 지역민이 함께 기뻐해주는 시간들은 또 다른 기쁨이었다. 이렇게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한울안 식구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서 희망이라는 한울안 정신을 나누어 받았다.

 나는 꽃밭이라는 동시 그림책도 읽어주고 동화구연으로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라는 꼬리따기 놀이를 하며 아이들과 놀았다. 아이들은 똑같다. 아이들의 맑은 그리고 커다란 눈망울과 사진을 찍고 함께 보며 웃음을 나누는 오롯이 동심을 뿜어내는 몸짓을 참 많이 끌어 안았다. 어디서나 만나는 아이들은 언제나 내게 또 다른 기쁨을 나누어준다. 중독성이 강한 그들의 음악과 춤의 흥겨움에 빠져 함께 춤추고 함께 기뻐했다. 그날 밤 다리가 아파 잠들기 힘들만큼 춤을 추었다. 그리고 그 시간 내게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 “더 많이 배우고 더 나이 들면 이곳으로 와서 저 아이들과 함께 놀며 늙어가고 싶다.” 항상 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고자 했는데, 아프리카는 내게 와보지 못한 길의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걱정했던 모기도 벌레도 음식도 나를 다시 불러줄 수 있게 되었다. 정말 참담한 기우였다. 모기는 딱 한 방 환영의 인사를 해 주었다. 반갑고 고마웠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고 싶다. 다시 쓰는 나의 꿈 이야기 한편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부터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었다.

 우리의 50년 전과 저들의 50년 후를 생각하며 울컥했던 마음은 인도양의 아름다운 바다와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는 저들의 친절함에 모두 접어버렸다. 아이들의 낡은 옷과 맨발을 보며 넘쳐 나는 풍요로움에 자기물건을 챙기려 하지 않는 우리 아이들의 무신경을 어찌 지도해야 하나 다시 고민해 보며 책가방이 없어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아이들에게 버려지는 유치원 책가방을 모아두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열흘간의 일정 동안 많은 이들과의 만남과 많은 곳을 보고 많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상사님의 옆에 있으면서 마음을 닦고 깨우침을 얻으며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말씀 주시는 그대로가 저절로 공부라고 믿게 되었다. 눈으로 보는 거 이상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걸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상의 중심에 있는 우리들 그리고 천지은의 은혜 속에 한울안의 정신을 펼쳐내며 내가 나로서 거듭날 수 있게 되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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