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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7 케냐에서 온 소식 "케냐에서의 첫 번째 한 달"

작성자 :
이은영
등록일 :
2015-04-07 10:30
조회수 :
1,402

케냐에서의 첫 번째 한 달


이은영

()한울안운동 케냐 파견 봉사단원

 

3 8일 새벽 5 30, 나이로비 공항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아프리카 케냐라는 낯선 땅, 그 곳에서 시작될 1년이라는 시간 앞에 서니 설렘과 함께 긴장감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이 때 새벽 비 냄새가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다가와 긴장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공항까지 나오신 교무님께서 처음 보는 저를 덥석 안아주시며 반겨주셔서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긴장도 모두 풀렸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교무님께서는 제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집, 음식 등 여러 환경을 꼼꼼하게 엄마 같은 모습으로 챙겨주시고 계십니다.

처음 보는 케냐의 풍경은 모든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나이로비는 많은 차에, 사람에, 좋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내가 아프리카에 온 것이 맞나싶을 정도로 복잡한 대도시 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이로비를 조금만 벗어나니 전혀 다른 풍경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낡은 건물, 허름한 옷차림의 사람들, 차가 다니는 도로 바로 옆에서 다니는 소, 염소, 당나귀들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낡고 허름해보였던 이 풍경들은 직접 경험해봄으로써 결코 낡고 허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낡아보이던 건물도 알고 보면 그들의 방식으로 가꾸어나가고 있는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그리고 허름해보이던 거리에는 처음 보는 낯선 저에게도 웃으며 먼저 손내밀어주는 밝고 활기찬 케냐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케냐 사람들은 낯선 외국인인 저에게도 항상 먼저 손을 내밀어 인사를 청하며, 제가 먼저 인사를 청하더라도 어느 누구든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곤 합니다. 이렇게 밝게 먼저 손내밀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훨씬 빠르게 적응 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2주 정도는 제가 현지인이고 낯선 사람이 외국인이었던 한국에서의 생각과 사고관념을 버리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제가 무중구(스와힐리어로 외국인이라는 뜻)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그들의 생활방식과 환경을 배우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많은 것을 배우며 가슴 속에 깊이 새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 늘 웃으며 생활하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입니다.

현재 키툴루니 직업학교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 한 쪽에서는 공사를 하고 있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학생들의 재봉반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교실이 완공되지 않은 관계로 지붕이 없는 교실에서 뜨거운 햇볕을 그대로 받으며 망치를 들고 벽돌을 다듬고 있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열정과 웃음을 가득 가지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간 제가 경험하였던 한국의 학교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강의실 책상이 너무 좁다던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덥다는 등의 사소한 불평을 하면서도 잔뜩 인상을 쓰고 있었던 한국 생활이 떠올라 부끄럽기도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저라면 화를 냈을만한 상황에도 이들은 그저 웃으며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충분히 좋은 환경 속에서도 여유와 웃음을 잃어갔었던 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교무님의 강인함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이곳에서 사업지 선정부터 계획, 건축 진행까지 하시고 계신다는 것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탈라 숙소에서 키툴루니의 학교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이동하여야 하고, 거의 대부분이 비포장도로라서 3분 이상을 일직선으로 달리지 못합니다. 저의 경우, 처음에는 학교에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교무님의 이야기를 듣고 겨우 이런 것들로는 지칠 수가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저희 차량도 있지만, 그전에 거의 2년간은 마타투(케냐의 대중교통수단으로 미니봉고차량)를 타고 다니셨고 현재는 비포장도로라 하더라도 그나마 다듬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서 땅이 많이 다듬어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전에는 더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좁은 마타투에 열 몇 명씩 끼어 앉아서 매일같이 이동하셨던 것입니다. 더구나 비가 오면 도로가 움푹 패이는 것은 기본이고 중간 중간 끊기기도 합니다. 교무님 말씀을 듣고 나니 지금 상황을 힘들다고 느끼기에는 너무 나약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우기의 영향으로 인해 전기와 물이 공급되지 않았었습니다. 핸드폰은 물론 행정작업을 위한 노트북도 사용하기 어려웠고, 물도 힘겹게 떠와야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힘들까봐 직접 물을 떠다가 방문 앞까지 놓고 가시는 한수녕 교무님, 전기가 안 되는 와중에도 저를 위해 가스 화로로 직접 냄비 밥을 해주시는 한제은 교무님이 계셔서 적응하는 데에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기가 안 들어오니 노트북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교무님과 한 컴퓨터로 함께 행정 작업도 하고, 잠깐 전기가 들어오면 후다닥 달려가서 각종 충전기들을 꼽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웃으며 오순도순 지내고 있습니다.

케냐에서의 첫 한 달은 기존의 저를 변화시키고 새롭게 변화할 수 있도록 비우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교무님과 케냐 사람들의 도움과 가르침을 받으며 그간 가지고 왔던 생각들을 버리고 다듬으며 새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케냐

 


건축반 수업모습. 학생들은 더 나은 미래의 직업을 위해 부족한 환경에서도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학생들의 재봉반 수업모습. 예전 교실에 비해 월등히 나아진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운영위원회 회의. 청소년들의 직업교육은 지역사회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에 교사와 주민 모두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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