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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3 케냐봉사 활동후기- '빨리 빨리'에서 'pole pole'을 배우다

작성자 :
이은영
등록일 :
2015-05-18 13:52
조회수 :
1,707

케냐봉사 활동후기

빨리 빨리에서 ‘pole pole’을 배우다

                     (천천히 천천히)

이은영

(()한울안운동 케냐봉사단원)

 

 지난 4 7, 13개월간의 케냐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케냐로 출발하던 그 날의 인천공항에서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케냐 현지의 한제은 교무님과 피터 매니저님은 나의 생활부터 모든 것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케냐 현지의 마을사람들은 낯선 외국인인 나에게 항상 먼저 인사하고 알아봐주시고 말을 걸어 주셨다. 그 분들과 대화하며 웃고 떠들었던 시간들은 내가 케냐 문화를 직접 피부로 느끼며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꿈을 키우는 직업훈련원

 키툴루니 직업훈련원을 처음 가던 때에는 학생들과의 관계가 가장 걱정되었다. ‘낯선 나를 반겨줄까?’ 그러나 처음, 잠깐의 어색함 뒤에는 다들 나를 살갑게 대해주었다. 그리고 이 아이들도 내가 중고등학교 때 했던 고민, 생각들을 똑같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성친구 질문에는 까르르 웃으며 쑥스러워하는 모습, 시험을 걱정하는 모습, 그리고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희망에 찬 모습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고 느끼며 우리나라 학생과 다를 바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꿈과 희망을 가진 학생들을 보며, 본 직업훈련원이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직접 느끼게 되었고 이를 통해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때로는 사업을 진행하고 한국에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입장으로써 답답함과 조급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함께 이야기 해보고 일을 진행하면서 이러한 일들은 그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단지 우리와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번도 계획서를 써보지 않은 사람에게 다짜고짜 계획서를 써오라면 그것은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만약 그들이 나에게 커피나무를 그려보라고 하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처럼 말이다. 오로지 내 경험기준 내에서만 당연히 이것은 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요구하고, 이루지 못하면 답답해 하였다. 처음 겪는 문화 속에서 사고뭉치 어린아이가 된 나를 하나하나 가르쳐주던 그들이 떠올라,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고는 답답함을 느끼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웃음과 여유의 긍정적인 사람들

 ‘NGO 봉사단원이라는 이름으로 일년을 지냈지만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욱 많았던 일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케냐의 언어조차 하나도 몰랐던 내가 무언가를 주겠다는 생각 자체가 참 교만한 자세였던 것 같다. 그들은 결코 우리보다 모자라거나 불쌍하거나 혹은 불행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다만 주어진 환경과 국가가 다른 뿐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환경 내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늘 웃음과 삶의 여유를 가지고 긍정적인 사람들을 보며 내가 얼마나 부정적이고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며 살고 있었나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천천히 천천히문화를 배우며

 그리고 ‘pole pole’라는 문화를 배웠다. 스와힐리어로 천천히라는 뜻의 이 말은 제가 일년 내내 들었던 말이다. 늘 빠르게 돌아가고 있고 그럼에도 항상 더 빠른 것을 추구하는 한국과는 정반대의 이 말 ‘pole pole’는 케냐 문화 그 자체였다. 처음에는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조급함이 들어 사람들을 재촉을 하기도하였다. 그러나 늘 돌아오는 대답은 “pole pole”이었다. 한국의 빨리 빨리문화에 젖어 들어있는 나에게 이 문화는 머리로는 늘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마음 속 깊이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직원회의를 매주 진행하게 되면서 점점 그 문화가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매주 회의마다 식사 시간도 지나치며, 사소한 안건 하나에도 자신들의 의견과 그 이유까지 세세하게 말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모든 결정에 있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오해나 실수 없는 현명한 결정을 위한 그 문화를 이해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다시금 빨리 빨리를 외치는 나에게 현지 매니저님은 일을 성급하게 처리하다 보면 실수나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항상 “pole pole” 를 다시 되새겨 주곤 하셨다.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힘들지 않았냐?”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느낀 케냐는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았다. 먹고 자고 웃고 떠들고 그리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똑 같은 삶일 뿐이다. ‘한 사람으로써의 삶은 어디나 똑같구나를 느끼게 된 후로는 겪게 되는 어려움들이 케냐라는 지역적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내 자신이 마음속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이 변화되지 않는 똑 같은 나 자신이라면 한국에서도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냐에서의 경험은 내 가치관까지도 변화시킨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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