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감상담
천 여래, 만 보살, 십만 대호법이라는 실속
정선희 (홍보분과)
얼마 만에 참석하는 여성회 훈련인가. ‘복 있는 사람만 훈련에 온다’라는 결제식의 상용인사말은 막상 훈련에 늘 오는 사람에게는 느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매년 11월 ‘올해도 훈련에 못 가는구나’라고 한탄을 해본 사람에게는 뼛속 깊이 새겨지는 말이다. 비록 결제식 부터 해제식 까지 온전하게 참석할 수는 없지만 월산 김일상 교무님 설법부터 한지성 회장님 특강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기뻤다. 그리고 그 기대는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다. 아니, 실은 무척 감격스러워서 이렇게 감상담을 쓰고 있다.
‘인과에 적합한 삶을 살아 실속을 챙기자’는 월산님의 설법과 ‘집단의 힘으로 모두 다 대호법이 되자’는 한지성 회장님의 특강은 다른 두 분이 달리 연마하여 말씀해주신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완벽히 일맥상통했다. 두 분이 마치 의논해서 맞춰놓은 기승전결의 구성 같기도 했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인과의 진리라면 하루 속히 마음공부로 복과 혜를 닦아 인과에 적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실속을 챙기는 것이다, 라는 월산님의 말씀이 기와 승이었다면, 복과 혜를 혼자서 닦는 것 보다는 한울안 한가족이 되어 다 같이 나아가다 보면 불가능해 보이던 진급의 길이 가장 쉬운 길이 될 수도 있다, 는 한지성 회장님의 말씀은 전과 결처럼 느껴졌다. 천 여래 만 보살이 나올 것이라 하셨던 스승님의 말씀을 믿는다면 십만 대호법은 놀랍지도 않은 과정이라 받아들여야 지금껏 없었던 새 회상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 것 아닐까. 한지성 회장님의 말씀대로 이것이 그저 구호이거나 꿈이라고만 생각하면 안되리라. 분명 이 회상에서는 가능하다고 믿어야 할 것이다.
희미하던 시야를 틔어주신 두 스승님의 말씀과 함께 또 놀랐던 것은 600여명 여성회원들의 뜨거운 에너지였다. 10여 년 전, 다들 힘들다고 할 때 한지성 회장님께서 이런 대규모 훈련을 기획하신 이유는 바로 ‘규모’자체로써 두 배 네 배가 되는 에너지의 상승효과 때문이었다. 확실히 600명의 박수와, 600명의 함성과, 600명의 만세와, 600명의 합장은 그 느낌이 다르다. 그간 이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서울과 전국의 회장단들, 그리고 교무님들께서는 얼마나 정성을 들이셨을까. 10여 년 전, 간사 시절에 뵈었던 분들 중 한결 같은 모습으로 훈련에 참석하신 분들의 얼굴을 보며 혹은 참석하지 못한 얼굴을 떠올리며 만감이 교차했다.
그런데 그 거대한 에너지를 느끼며 동시에 떠오른 것은, 이 에너지가 단지 1박 2일의 훈련용이기만 하면 어쩌나 하는 아쉬움이었다. 노트북, 스마트폰 등 첨단기기의 발전에 가장 핵심적인 기술 중의 하나는 ‘배터리의 발전’이다. 즉, ‘에너지의 저장’이다. 우리 여성회도 얼마든지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지난 20년의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 에너지는 저장이 필요하다. 필요할 때 언제든 얼마든 꺼내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다. 대체 어떻게 저장해야 할까.
역시 결론은 한울안운동이었다. 한울안운동은 우리의 이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저장해서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고의 저장공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실속은 최대가 될 것이고, 우리는 인과에 적합한 공부인이 되어 대호법은 물론이고 보살이 되고 여래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희망인가!
이, 희망, 이 에너지! 영생이라는 거대한 맥락에서 원기 99년 11월 마지막 주의 1박 2일은 분명 아주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