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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통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작성자 :
한지현
등록일 :
2011-06-24 18:22
조회수 :
1,458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한 지 현 (사)한울안운동 대표

 마음속의 천덕스러움을 못 참아하시고 잘 집어 내주셨던 박완서 선생님이 쓰신 글 중에 잊히지 않는 한 대목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에게 선물을 할 때는 마음까지 얹어서 준다”는 표현입니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할 때 마음을 얹지 않고 보낸다면 참 선물이 아닐 터이지만 실제로 선물을 할 때는 받는 사람의 형편에 따라 맞춰서 하게 되는 것이 보통이지요. ‘어려운데 돈 그만큼 보내면 되었지 봉투야 아무러면 어때’ 하는가 하면 상대에 따라서는 비단 보에 돈 넣고 한번 덧싸서 보내면서도 앞뒤로 살펴보며 보내기도 합니다.

지난 호 칼럼에 쓴 작아서 잘 될 수 있다는 우리 교단과 여성회의 앞날에 대한 저의 밝은 전망에 대해 어디서 그런 ‘낙관’이 나오느냐고 물으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제가 여성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조직의 쓴맛을 볼 때면 ‘에그 누구를 위해서 종은 울리나 쯧쯧..’ 하셨던 분입니다. 헤밍웨이 원작에서는 조종(弔鐘)의 뜻이라지만 법회의 경종(磬鐘) 소리로 이해해도 되겠지요. 저는 이 말을 여러 분들한테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해(害)에서 은(恩)이 나온다는 교리는 진리여서 저는 이런 쓴맛을 통해 많이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제도나 조직은 항상 최대공약수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불합리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고 또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시행하는 사람에 따라 취지가 흐려지기도 예사입니다. 그래서 문제는 항상 ‘사람’입니다. 우리 여성회와 교단에 대한 저의 낙관은 이 ‘사람’에 대한 자신에서 나옵니다.

권력과 돈- 이 두 가지 요소는 아주 쉽게 사람을 천덕스럽게 만들지요. 이 두 가지에서 자존을 지키는 사람들이 세상의 희망입니다. 하지만 자존을 지키고 살려면 부단한 공부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선 공부를 제대로 해서 본말과 주종을 알아야 열심히 밀어붙이기만 한다거나 시비 판단을 자기만의 입장에서 해버리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복지제도에서조차 양극화 현상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가는 이즈음, 우리 작은 교단과 단체는 실천 없는 공부나 흔들리는 도덕성으로는 존재유지가 어려울 것이고 그렇게 되어도 서러워할 이 별로 없는 작은 집단일 뿐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자존을 지킨다는 것은 우선 우리 마음속의 천덕스러움을 몰아내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작은 교단이니까 클 때까지는...이라든가, 살림이 넉넉잖으니 어떤 방법으로라도 돈은 모으고 보자든가, 아무 데나 큰 것에 기대어 덕 보자는 식의 생각이 있는 한은 자존을 지킬 수 없습니다. 우리 여성회와 한울안운동은 적어도 자존감과 함께 커왔다고 자부하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힘을 합한 모든 분들의 덕이었기에 저는 원불교 ‘사람’들에 대해 낙관하는 것입니다.

이런 위대한 사업을 위해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경종(磬鐘)은 울려야 하는 것입니다. 울안에서 징징거리다 말 종소리가 아니라 울을 넘어 전 인류의 마음에 스며들 맑은 소리 되도록 온 몸에 정성을 담아 종을 칩시다! 함께 하는 분들이 세상의 희망입니다!

[여성회소식 제164호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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