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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울안 정신을 이해해 주셨던 박완서 선생님!

작성자 :
한지현
등록일 :
2011-03-03 18:49
조회수 :
1,420

한울안 정신을 이해해 주셨던 박완서 선생님!

 

한지현 (사단법인 한울안 운동 대표)

 

원불교 여성회 창립 5년 만에 한울안 운동을 제창했던 것은 여성회가 원불교의 대 사회창구로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종단의 단체가 독자적으로 사회적인 일을 하기는 참으로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6대 종단의 여성대표들을 모시고 종교의 울을 넘어 함께 가기를 호소했던 그 자리에 <은혜 사랑 자비- 우리는 하나>라는 자작시를 낭송해 주셨던 이해인 수녀님과 함께 천주교도로 참석해 주셨던 분이 박완서 선생님이셨습니다. 그 분을 모실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과 박청수교무님과의 친분 덕이었지만 제가 문학도로서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선생님의 인품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분이셨습니다. 너무나 자신에게 엄정하셨고 무엇보다도 ‘입에 발린 말‘이나 사실이 아닌 말은 하시는 적이 없으신 분이셨습니다. 마지막 출간이 되어버린 산문집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 실린 “죽기 전, 완벽하게 정직한 삶 살고 싶다”라는 글에는 이런 선생님의 고집스럽게 깔끔한 성품이 잘 들어나 있습니다. 따라서 축사를 부탁드려도 형식적인 축사가 되는 자리는 한사코 사양하셨던 걸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울안 운동 기념식 축사를 부탁드렸을 때 저는 거절하실까봐 퍽 겁이 났었지요. 그런데 재미있게 말할 줄 모른다는 전제로 단상에 오르신 선생님께서는 “나는 한울안 운동에 후원을 할 때 매우 기쁩니다. 취지도 좋고 또 돈을 ‘알쭌하게’ 써주는 것 같아서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개성지방 사람들이 잘 쓰는 ‘알쭌한’이란 이 말은 한울안처럼 사전에도 나와 있는 순수한 우리말인데 ‘섞이지 않고 순전하고 알뜰하게’ 라는 뜻입니다. 그 때 정말 얼마나 기뻤던지요! 이번에 아프리카 빵공장이 준공되면 아차산 밑 자택으로 찾아뵙고 한울안의 성장을 보고 드리려고 하던 차에 갑작스런 부음을 들으며 때는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박완서 선생님!

인연도 화초처럼 생물生物이어서 물주고 가꾸지 않으면 시들고 마는 것인데 선생님과의 인연을 메마르게 마감한 게으름에 회한을 느낍니다. 선생님께서는 김수환 추기경님을 보내시며 “정수리를 지긋하게 눌러줄 어른이 없다는 허전함”으로 표현하셨지요. 너무 완벽을 추구하셔서 허점투성이의 제 본색이 보일까 더 가까이 하지 못했지만 늘 존경하고 표준으로 삼던 선생님이 떠나시니 저도 “섬길 어른이 줄어드는 처량한 나이”로 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연륜으로도 머리로도 사랑으로도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천지였던” 이곳을 떠나 사랑했던 남편과 아드님 그리고 이념전쟁 속에 잃으신 오라버니까지 반가운 얼굴들 만나러 떠나신 박완서 선생님!

후일 어느 세상에서 다시 만나더라도 “바퀴 없는 이들의 편”이 되고자 했던 선생님과는선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으면서 때늦은 감사의 말씀으로 삼가 평안한 휴식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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