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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읽기 : 700년만의 해후, 고려불화대전

작성자 :
사무국
등록일 :
2011-02-18 12:02
조회수 :
1,337

한국 미술사 수업 시간, 어두운 강의실에서 고려후기 수월관음도를 마주한 순간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림 속의 선재동자가 되어 관음보살님을 우러러 본 기나 긴 찰나의 시간, 그 때부터 언젠가 꼭 관음보살님을 실제로 만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바랐다.

 

그 바람을 누군가 들어준 것일까? 전 세계로 흩어져 책의 삽화로만 볼 수 있었던 60여 점의 고려 불화들이 “7백 년 만의 해후라는 부제를 달고 한자리에 모였다. 한달 여 간 열릴 전시를 위해 2년을 공들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기회를 통해 고려불화와 더불어 동아시아 불교회화와 불교 공예품까지 소개한다. 부처와 불교 신앙에 대해 알 수 있는 "깨달음의 존재, 부처",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보살들을 볼 수 있는 "중생의 구제자, 보살", 일체의 번뇌를 없애고 지혜를 얻은 성자를 그린 "수행자의 모습, 나한", 서하시대와 동아시아의 불화를 볼 수 있는 이웃나라의 불보살”, 그리고 조선시대의 불화를 만날 수 있는 전통의 계승까지, 이번 전시는 주제별로 나뉘어져 고려불화를 보다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전시실은 이제 다시 못 볼 연인을 만나는 듯한 사람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워져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그 안에서 오랜 세월을 견뎌낸 불화들이 낮은 조명 아래서 은은하게 빛을 내며 한 사람 한 사람을 맞이해주었다. 아주 가까이서만 그 세밀한 묘사와 문양, 물결치는 법의와 금니의 화려함, 그리고 수려한 손길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바라보면 느껴지는 편안함과 당신께 기대고 싶어지는 안도감은 멀찌감치 서서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나를 극락으로 인도해주시러 나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내영도 앞에 설 때마다 나는 어김없이 무릎을 꿇고 부처와 보살을 바라보는 어린아이가 되곤 했다. 그리고 어두운 전시실을 밝히는 불화의 존재감은 그 동안 고민과 걱정으로 흔들리던 마음을 꽈악 채워주었다.

 

현재 남아 있는 고려불화는 세계적으로 160점 정도로, 일본에 130여 점, 미국과 유럽에 10여 점, 그리고 국내 10여 점이 있다고 추산된다고 한다. 우리 것이지만 떠나 보내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 지 모르기에 더더욱 각별한 이번 전시를 많은 사람들이 꼭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인성/반포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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