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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에 든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여"

작성자 :
사무국
등록일 :
2010-10-04 14:23
조회수 :
1,596

한지현 (사단법인 한울안운동 대표)

 

시비이해로 운행되고 있는 것이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이 시비에 들 때처럼 괴로운 때가 없습니다. 내 마음과 남의 마음이 같을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그래도 일단 시비지심이 일어나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도만큼 상대방은 그르다는 확신에 차기 때문에 그 확신만큼 강한 분노가 일어나서 괴롭습니다.

처음 여성회장직을 맡아 일을 시작했을 때 저는 저만 결심하고 나서면 교단의 모든 분들은 당연히 밀어주시는 걸로 알았지요. 제가 뜻밖의 시비를 듣고 분한 마음에 여성회장직을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하고 종법사님께 가서 큰 절을 올렸는데 그 때 묻지도 않으시고 “사람이 시비에 든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여”라는 말씀을 내리셨습니다. 입도 못 열고 돌아와 다시 활동을 하면서 ‘조직의 쓴맛’이란 말이 생각나는 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대외적으로 극복해온 어려움보다 안에서 겪은 어려움이 더 컸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마도 남들과 겪는 시비는 기억으로는 남아도 감정으로 남게 되지는 않는데 가까운 사람들과의 시비는 마음에 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선봉기러기를 하던 시절 저는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과 부딪쳤었습니다. 특히 처음 여성회장을 맡아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에 빠져 늘 제 생각이 옳은 것만 같았고 저와 다른 의견과 부딪칠 때면 늘 제 주장만 옳은 듯이 열심히 설득을 하곤 했었지요. 우리는 초기에 간사부터 임원들까지 늘 열렬히 난상토론을 벌였고 그 토론이 끝나면 일사불란하게 합심해서 많은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 보면 제 생각이 옳아서가 아니라 여러분들이 합심을 해 주었기 때문에 이룬 결과라는 것을 이유없이 인정하게 됩니다. 우리의 미래상이 <함께 피는 들꽃 세상>이라는 비젼을 세우게 된 것도 여러분이 제게 준 영감이었습니다. 못나도 울엄마 정신으로 여러분은 자랑스런 엄마를 만들어 내었지요.

나이와 함께 철이 들면서 보니 세상에는 내 의견만이 옳은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갈등은 항상 <상대적>이어서 이 사람하고는 문제가 될 수 없는 의견이 다른 사람하고는 첨예한 대립이 되기도 합니다. 부부도 이쪽 시각에서 보면 어휴 저런 사람하고 어떻게 평생을 사나 하는 사람도 자기 부부끼리는 궁합이 맞아 잘사는 경우가 있듯이 말이지요. <상대적>이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말이겠지요. 친구간 우정의 만고표본인 관중과 포숙이 같이 장사를 할 때 포숙이 늘 관중을 속였지만 관중은 늘 포숙은 가솔이 많아서, 또는 가진 것이 없으니 의외의 지출도 있어야 해서 등의 이유로 한 번도 성내거나 험을 들어내지 않고 봐주어서 ‘관포지교’라는 말을 만고에 남겼다고 합니다.

여성회의 식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토론을 통한 소통과 마음단결의 건강한 전통이 맥맥히 이어지기를 간절히 빕니다. 소통하지 않는 집단은 허물어집니다. 저와 활동하면서 저로 인해 마음 상했던 알고 모르는 모든 인연에게 저는 아침 저녁 참회의 기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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