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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 내 안의 뿌리를 찾다

작성자 :
한주영
등록일 :
2011-06-27 16:01
조회수 :
1,260

내 안의 뿌리를 찾다

    <불교 여성 살림>                       한주영 <불교여성개발연구원 사무처장

2000년 불교여성개발원을 창립할 당시 저자를 만났다. 불교와 여성주의의 만남을 위해 당시에 저자에게 요청한 강의 주제는 “여성, 보살핌, 생명”이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저자는 <불교 여성 살림>이라는 책을 내 놓았다. 그동안 여성과 생명에 대한 화두를 놓지 않고 연구와 실천을 병행하며 체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내 안의 뿌리를 찾은 느낌이었다. 나의 두 발이 굳건히 땅을 향해 뻗어 있음을 느꼈다. 그동안 막연하게 그럴 것이다 생각했던 나의 활동의 근거가 분명해지고 힘이 생겼다. 지난 10년 동안 여성불자의 활동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집중해 오면서도 불교와 여성주의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여성불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밝혀주었다.

여성이 불교 윤리를 내면화하면서 윤리적 주체가 되는 과정은 기존의 여성주의적 의식화 과정과는 매우 다르다. 후자에서는 여성은 자신의 고통이 자신만의 고통이 아니라 가부장제 구조 하에서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고통이라는 것을 의식화하게 된다. 그러나 불교적 주체화 과정은 자신의 참회에서 시작하고 자신의 고통의 원인인 집착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그러면서 가해자라고 생각했던 시댁이나 남편과의 화해가 수반되고, 분노해야 할 사회에 대해 분노하기보다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회향의 삶에 들어선다. 자기를 분노하게 했던 대상에 사랑의 시선을 보내게 되는 매우 역설적인 과정이지만 과정과는 다른, 여성이 개인적・사회적 주체로 서는 과정이기도 하다. 바로 이 점에서 이 과정을 불교적인 작은 해탈의 과정일 뿐 아니라 여성주의적 과정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들의 보살행은 자비가 애초 그러하듯이 시방으로 뻗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정 지점에서 멈추어 있다. 이 장애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불교계가 굳어진 습(習)으로서의 불교 내 가부장제를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보살행을 하는 많은 여성불자들의 삶에 대해 여성주의적 의미를 부여하고 동시에 그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막연하게 느꼈던 것들이 분명해졌다. 그리고 불교계 내 가부장적 습으로 굳어진 의식과 관행들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해야할 책임감을 느낀다. 또한 “앞선 실천과 담론의 부재 혹은 여성주의 이론적 조명으로부터 배재됨과 같은 불균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과거 여성사를 유교 가부장제가 지배했던 여성잔혹사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역사에서 면면한 비가부장제적 전통을 기억해 내고 소환함으로써 시정될 수 있다”는 저자의 의도에 힘입어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힘찬 여성성, 보살의 성품을 느낀다. 그동안 활동하면서 보아온 많은 여성불자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깊어진다.

#작가소개

김정희(연명/ 강남교당 교도) 여성학 박사,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객원 연구위원, 2010년 ‘가배울’을 창립하여 공정여행을 통한 남도생태문화와 자연살리기 운동을 하고 있다.

 

(여성회 소식 제 1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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