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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그대를 사랑합니다

작성자 :
김진경
등록일 :
2011-06-27 16:00
조회수 :
1,387

그대를 사랑합니다

                                                            김진경/반포교당

 

입으로, 20대들의 트위터로, 좋은 영화라는 소문 전해져 예매율 1위, 100만 관객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는 수백억 달러의 제작비도 컴퓨터그래픽의 화려한 영상도 스팩타클한 줄거리도 없다. 잘생긴 배우들은 더구나 나오지 않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4명의 노배우(이순재 윤소정 송재호 김수미)가 나와 절제된 감정으로 인생의 끝자락에 찾아온 사랑과 오랜 세월 속에 녹아져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오직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부부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황혼의 사랑은 눈 내리는 날 달동네 언덕길에서 시작된다. 영화 속 대사처럼 ‘ 당장 죽어도 어색 할 것이 없는 나이’에 찾아온 사랑. 여자 앞에서 치기 어린 힘자랑도 해보고 먼저 간 아내에게 해주지 못해 후회됐던 살가운 감정도 표현해보고 선물 받은 장갑을 온 동네에 자랑하고 싶은 할아버지와 이름도 없이 자신의 존재를 잊고 살아온 할머니는 서로 배려하는 사랑 속에 삶이 행복해진다. 이 사랑은 젊은 날 한번쯤 해 보았을 풋풋한 첫사랑 이였다.

치매 걸린 할머니와 이를 돌보며 사는 할아버지부부. 이 다음에 커서 아빠 엄마를 서로 모시겠다고 다투던 자식들이 결혼해서 떠난 후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이제야 당신과 내가 가족에서 부부로 돌아 왔다고” 하는 대사에서, 치매 걸린 부인에게 하루일과를 보고하고 집을 잃은 부인을 찾아 등에 없고 언덕길을 오르는 모습, 결국 죽음까지 함께 하는 인생의 반려자인 부부의 사랑은 열정은 사라졌지만 모든 것을 품어 줄 수 있는 큰 사랑 이였다.

또 이 영화는 사랑을 넘어 늙음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늙는다는 것은 외로움과 죽음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인생을 돌아보면 언제나 행복과 회한이 함께 남는 다는 것을 곳곳에서 보여준다.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이야기 위에 나를 덧입히고 있었다. 성장해서 떠나버린 자식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면서도 등 뒤에 진한 외로움을 보이는 노부부에게서 나의 부모님을 떠올렸고.

고락을 함께한 인생처럼 죽음도 함께한 노부부와 먼저 떠나보낸 아내에게 미안해서 새로운 사람에게 ‘당신을 사랑한다 ’하지 못하고 ‘그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들의 사랑 앞에서 나는 내 남편의 손을 꼭 잡고 싶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원하고 그리고 늙는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세대를 넘어 눈물을 훔치고 있는 이유이다.

 

(여성회 소식 제1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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