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직업훈련 모델로 성장하고 있는 케냐 키툴루니 직업훈련원 

조혜양 (사단법인 한울안운동 국제협력팀 팀장)

성공적인 직업훈련원 모델

한울안운동의 케냐 청소년 직업훈련원이 아프리카에서 성공적인 직업훈련원 모델이 되고 있다. 2013년 지역 조사를 통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점으로 열악한 교육환경, 교육 프로그램 부족, 교사 역량 부족이라는 것을 분석하였는데, 한울안운동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 동안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다. 우선 낙후된 직업훈련원 교실 리모델링과 신축으로 열악한 학습 환경을 개선하였고, 케냐 현지에 필요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였고,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등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교육의 질을 높여 키툴루니 직업훈련원이 지역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다.

반가운 소식은 케냐 정부에서도 한울안운동의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선 점이다. 올해 3월에 마차코스도 교육부에서 새로운 매니저를 직업훈련원으로 파견해주는가 하면 지역 공무원들이 직접 나서서 직업훈련원 간판도 세워 주웠고, 지역의 학부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가두캠페인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마차코스도 교육부에서 학생 및 학부모 간담회를 개최하여 학생 130명, 학부모 100명, 마차코스도내 직업훈련원 매니저 50명 등 총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앞으로 케냐 정부와 한울안운동의 직업훈련원 지원 방식, 교육 방향을 알리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직업훈련원의 양적, 질적 성장

한울안운동의 케냐 지원사업이 올해 초 코이카 성과관리 협력사업에 선정되어 앞으로 4년간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한-아프리카 교류협회로부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성과관리 컨설팅을 받게 되었다. 대학 교수, 아프리카 전문가, 직업교육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건국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지난 5월에 케냐 현지 사업장을 방문하여 직업교육기관의 일반적 특성을 반영한 공통 지표와 사업기관의 설립 취지, 지역 및 대상자의 여건, 훈련과정의 특성을 고려한 자율 지표를 사용해 모니터링의 효율성과 사업의 체계적인 성과관리를 한울안운동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한울안운동은 직업훈련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교사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전체 교사 대상 ICT교육을 지난 4월과 8월에 2회, 방학을 이용하여 집중적으로 실시하였다. 4월에는 컴퓨터 기본 교육과 엑셀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8월에는 워드와 파워포인트 교육이 실시된 결과 직업훈련원 교사들이 학생들의 출석부, 성적표, 학생기록부 등을 컴퓨터로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8월 마차코스 기술대학과 직업훈련 연수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학기 중에는 대학 교수들이 직접 직업훈련원으로 방문해서 수준 높은 기술 교육 및 연수를 실시하고, 방학 동안은 교사들이 대학에서 교육학 연수를 받게 되었다. 이처럼 전 방위적인 교사 역량강화 활동은 교사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와 더불어 직업훈련원의 교육의 질을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케냐 키툴루니 청소년 직업훈련원에 학생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올해 미용반, 전기반이 신설되어 현재 재봉반, 건축반, ICT반, 자동차정비반 등 총 7개 공과가 운영 중이고, 단 3명이던 교직원 수는 13명으로, 30명 남짓하던 학생들은 16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직업훈련원 신축 공사

이러한 질적, 양적 성장에 발맞춰 나날이 늘어가는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진행하는 직업훈련원 신축공사도 한창이다. 아프리카는 건축을 할 때 대부분 나무로 서까래를 하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지붕에 균열이 생기고 쉽게 망가져서 물이 세는 경우가 많은데 케냐교당 한제은 교무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제대로 건축하기 위해 쇠로 서까래를 해서 본관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지가 이미 흙이나 돌을 파간 곳이라 공사가 어려운 점도 있고, 우기 때에는 직업훈련원으로 가는 길이 온통 진흙탕이 되어서 공사 자재 반입이 어려워 공사가 지연되기도 하는 등 여러 난관이 수도 없이 많지만, 힘들고 어려워도 아프리카 케냐의 소외된 지역에 새로운 교육의 장을 열어준다는 한제은 교무의 신념으로 직업훈련원 신축 공사는 잘 진행되고 있다.

직업훈련원 워크샵 및 지역산업체와의 MOU

지난 10월에는 마차코스도 내 37개 직업훈련원 교장 및 교사들을 초청하여 직업훈련원 운영에 관한 워크샵을 진행했다. 워크샵을 통해서 훈련원 창고 및 교육 장비, 기자재 관리 및 보관법, 교사역량강화 방안 등 직업훈련원 운영에 관한 여러 사례들을 공유하면서 마차코스도 내 다른 직업훈련원의 역량강화에도 이바지하고자 있다.

직업훈련원 학생들의 취업 연계를 위해 지역 내 산업체와 지속적이고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여 올해 8개의 기업과 MOU를 체결하였고, 산업체 현장 견학, 현장 실습을 통해 전문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는 물론 취업 및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9월 초 40년 경력의 이봉선 가발전문가를 직업훈련원으로 파견해 직업훈련원 미용반 교사와 학생들에게 가발제작 교육을 3개월간 진행하고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수준 높은 기술 교육을 전수함과 동시에 직업훈련원에 전문화된 기술교육 커리큘럼을 확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가발전문가 파견을 계기로 케냐 현지 사나그룹 엔젤스 가발회사와 MOU를 체결하여 직업훈련원의 미용반 학생들이 졸업 후 엔젤스 가발회사로 인턴십 혹은 취업을 할 수 있게 된 점도 큰 성과이다. 엔젤스 가발회사는 6,000명의 여성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케냐의 큰 기업인데 앞으로 한울안운동과 어떻게 협력관계를 이어나갈지 기대가 모아지는 곳이다.

케냐를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하길

한울안운동의 케냐 지원 사업은 농촌 지역의 소외되고 열악한 환경의 직업훈련원을 재건하여 수준 높은 직업교육 프로그램 제공, 인턴십 및 취업, 창업 지원을 통해 현지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숙련된 기술자를 배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우리 교법을 아프리카 청소년들이 체득하게 하여 자력양성, 지자본위, 타자녀교육, 공도자숭배의 사요가 이곳 케냐에서도 실현될 수 있도록 다리를 놓고 있다. 그들이 케냐를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하기를 염원해본다.